지난주에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클하 90분 세션으로도 못 풀어낸 이야기들이 많고 100인을 넘어선 요새도 계속해서 고객 온보딩 매니저들을 만나서 이야기 듣고 있어서 계속 이어서 뉴스레터에 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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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고객 온보딩 매니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다 보니 어렴풋이나마 패턴이 보입니다. 고민 하고 있는 것에도 공통점이 많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들이 고객 온보딩에 대해서 많이들 고민한 것을 공유해준 중요팁 7가지에 대해서 짧게나마 정리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인터뷰 메모에 밑줄을 좍좍 그어가면서 적은 것들이에요.
1. Start with “Why”
온보딩이 고객을 우리 제품/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거라면, 그 첫번째 시작은 고객에게 “왜” 이 온보딩이 도움이 될지를 설득하는 것으로부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나 “어떻게”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왜”가 제일 먼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좋은 온보딩 전략이 “왜”을 설명하거나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온보딩 되어서 이 제품을 이 서비스를 잘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고객 사용자 각자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가 사실 이 제품의 (보통은 마케팅으로 많이 이야기 되는) 독자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와닿는 일이죠. 자기네 데이터 애널리틱스 툴을 사용하면 인사이트가 한눈에 보이고 비지니스 메트릭이 그려지고 어쩌고 하는 것보다, 이 툴에서 바로 리포트 그래프를 이메일로 보내면 보고서를 따로 안 만들어도 되어서 빨리 퇴근할 수 있다가 실사용자인 중간관리자에게 더 와 닿는 가치더라는 예를 들어주신 인터뷰도 있었어요.
문제는 이런 사용자 각자에게 주는 가치가 각각 달라서 어떻게 “왜”를 설득하는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럼 각각 다른 “왜”를 어떻게 선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제가 인터뷰한 회사들은 온보딩 전략을 짤 때부터 제품에서 쓰는 퍼소나를 온보딩에도 적용해서 생각을 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고객/사용자의 퍼소나로 그들의 “왜 이 제품을 잘 사용하게 되는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유추해 보고 그걸 그 퍼소나에 한해서 전면에 내거는 거에요.
2. Curate the quickest paths to value
보통은 제품의 온보딩에서 중점을 아하! 모먼트로 사용자를 모셔가는 것에 둡니다. 아하! 하고 제품의 용도와 그 가치를 알게 되는 순간을 아하! 모먼트라고 하죠. 일단 그 아하!가 일어나면 그 뒤로는 훨씬 쉽게 제품의 가치를 설득할 수 있어서 거기까지 가는 길을 최단으로 만드는 것이 온보딩 전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 다른 퍼소나의 사용자들에게 제품이 주는 가치가 다르다면 그 가치를 체감하는 아하 모먼트로 가는 길도 다를 수 밖에 없죠. 퍼소나가 다르면 아하 모먼트 디자인도 다르게 큐레이션 되어야 한다는 점이 밑줄 포인트였습니다.
호텔, 레스토랑, 카지노 등에서 식자재 구매관리 및 재고관리를 하는 모 서비스를 예로 들자면, 구매 담당자인가, 쉐프인가, 운반담당자인가, 구매대금을 지불하는 재정담당자인가에 따라서 아예 온보딩 전략과 교육 프로그램이 전혀 다르고, 시작점조차도 다르더군요. 효과적인 온보딩을 위해서 퍼소나를 이해하고 각 퍼소나에 맞게 고객 여정을 큐레이션 하는 것이 돋보였습니다.
3. Not all customers created equal
B2B SaaS 회사들에서 특히 자주 들었던 이야기로 “모든 고객들이 동등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20%의 고객이 80%의 결과를 낸다는 파레토 법칙은 꽤 많은 회사들이 언급했습니다. 돈을 많이 쓰는 큰 고객에과 돈을 많이 쓰지 않는 작은 고객이 있다면, 작은 고객의 온보딩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의 비용이 큰 고객의 온보딩에 들어가는 것에 비해 같은 비율로 적지 않다는 거죠.
보통 스타트업으로 시작하는 회사들은 고객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모두에게 화이트 글로브 서비스 (흰 장갑을 끼고 하는 것처럼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온보딩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고객이 늘어나고 모든 고객을 하나하나 화이트 글로브 서비스 해주기에 고객성공팀의 맨파워가 부족해지면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고객의 세그멘테이션 혹은 티어를 나누는 일이 중요해지는 때가 온다고 해요. 고객 티어에 따라서 어느 수준의 온보딩을 제공할지 정하기도 하고, 낮은 티어의 고객들에게는 다른 방법 (주로 셀프 서빙)의 온보딩을 비치해 두기도 합니다. 혹은 아예 온보딩이나 트레이닝을 따로 가격을 매겨서 애드온 서비스로 팔고 있다는 회사들도 많았습니다.
(4, 5, 6, 7은 다음편에 계속 쓸게요)
지난번 클럽하우스에 못 오신 분들이 다른 세션을 했으면 한다고 메시지를 많이 주셨는데다가 저희도 관심있는 분들과 온보딩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서 곧 또 고객 온보딩 주제의 클하 세션을 한번 더 열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일정이 더 확실해지면 알려드리겠습니다.